군인 때 월급 모으고 모아 구입했던 HD600
생에 처음으로 고급진 헤드셋을 구입하게 됐던 이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
음악을 눈치 안 보고 들어도 되는 짬이 되어서였죠
마음 놓고 음악 들을 그날을 기대하던 십 수 개월,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스스로에게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도 커졌습니다
솔직히 쥐꼬리만한 월급을 몇 달치 모아 다 때려박은 말도 안 되는 사치였으나 군인은 가끔 비논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 군필자라면 모두다 아시겠죠?ㅎㅎ
그렇게 자대로 다이렉트 배송받은 헤드셋은 상자부터 거대했습니다
뭔 거대한 박스가 오길래 겨울간식 시킨 게 온 줄 알았어요
하 근데..열어보니 아니더군요
조용히 구석진 곳으로 기어들어가 몰래 챙겨온 mp3(군관계자 분 죄송..)에 꽂았습니다
아직도 그날 헤드셋에서 들려오던 풍부한 음량을 잊지 못해요
이어폰에나 돈 쓸 줄 알았지 뭐하러 저딴 무거운 걸 머리에 이고 댕기나 싶어 헤드셋을 무시해오던 제 중고대학생 시절이 후회됐습니다
참고로 그때 들었던 노래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였습니다
이렇게 맘놓고 음악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지난 날의 설움이 생각나 울적하기도 했지만 주된 감정은 행복이었어요
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
지금은 넷플릭스할 때나 신곡 나왔을 때 주로 쓰고 있습니다
통화할 때도 껴보긴 하지만 ㅎㅎㅎㅎㅎ여친이 없으니까 또 그렇게는 안 쓰게 되더라구요 ㅍ ㅑ
어쨌든 암페어니 치찰음이니 전 이런 건 모르겠습니다
다만, 중이염을 오래 앓아 병신이 되어버린 제 고막에 무리를 주지 않는 부드러운 음향 전달력만큼은 확실해요
욕하려는 건 아니지만 다들 많이 끼는 드레 같은 헤드셋은 고막이 많이 아팠습니다
이번에 젠하이저 이어폰 구매하려다가 HD600에 대한 글이 있길래 눌러봤다 링크 타고 와서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됐습니다
이 제품을 구입하시려는 분께 제가 가지고 있는 추억도 같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
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
그리고 사진은 헤드셋 스폰지 빨려고 벗겨놔서 조금 민망하실 수도 있겠네요 ㅎㅎㅎㅎㅎ
이만 글 마칩니다
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.
적립금을 드릴까 하다가 마지막줄......
HD600 전용 이어패드를 한쌍 새것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.
회원정보에는 따로 연락처가 없어서 이글을 보신후
1644-9770 으로 연락주시면 감사의 의미로 사용하시는 제품의
소모품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.
감사합니다.